메뉴 건너뛰기

  • +

모래가 되고

2019.03.18 11:29

회오리1 조회 수:9

pVtD1QH.jpg

 

물길

 

물 위에 몸을 눕히면

구원처럼 당신에게 가 닿겠다

마침내 평온한 바다의 품에서

눈길 마주치며 숨을 거두겠다

 

물길 막아서는

바위는 순식간에 모래가 되고

쇠는 단번에 가라앉아 버렸으므로

그냥 물처럼 흘러가게 두었다

제 갈 길 알고 가는 것이라

 

물 가는 길이

비틀거리는 生 같아서

제멋대로 굽이쳐 흐르는 것이다

차고 넘치고 휩쓸어버린다

 

나로 인해 기둥 굽어지고

벽에 금이 가고 제단에 무릎

꿇은 것들 많았으리라

저 물길 막아보겠다고

바위 높게 쌓아놓은 걸 보았다

무쇠로 문 닫아놓은 걸 보았다

 

번뇌로 축축한 진흙탕 길이었다

만행으로 누렇게 뜬 홍수의 길이었다

나 때문에 지붕 내려앉고 뿌리

뽑혀지고 가슴 아픈 것들 많았으리라

 

내가 폭우였던 적이 있었다

도랑에서부터 개울에서부터

쿨렁 쿨렁 뛰쳐나가

시냇가를 덮치고 강둑을 치며

길 움푹 파헤치며 흘러간 적 있었다

서울특별시 금천구 가산동 550-1 롯데IT캐슬 1동 905호
Tel. 02-2677-1542
E-mail. dejavus2@nate.com

© k2s0o1d4e0s2i1g5n. All Rights Reserved